Sunday Christian

꼭 2년만에 다시 일요일에 교회에 다니게 되었습니다.
Westview Bible Church라는 곳인데, 지난 몇 주 동안 제가 경험한 첫인상의 큰 특징들은 대략 이렇습니다.

출석교인이 700명쯤 되는 큰 규모
집에서 30-40분 운전해서 가는 거리 (몬트리올이 아닌 그 주변의 Pierrefonds이라는 도시)
Non-denominational (초교파 또는 탈교단)
설교팀이 번갈아가면서 설교를 하는데 그 대부분이 평신도

일요일에 교회에 출석하지 않은 지난 2년동안 좋은 쉼과 꼭 필요한 고민들을 삶에 담을 수 있어서 참 감사했습니다. 일요일의 스케쥴이 달라질 앞으로도 그러한 쉼과 고민들을 이어가려면 제가 어찌해야 하는지 아직은 잘 모르겠네요. 그래도 그게 꼭 필요하다는 걸 인식하고 있으니 희망은 있지 않나 싶습니다.

The Intern

The Intern이라는 영화를 극장에서 봤습니다. 70세의 노인 (Robert de Niro)이 은퇴 후에 한가롭게 시간을 보내다가 젊은 여사장(Anne Hathaway)이 이끄는 online fashion mall에 Senior Intern으로 입사하는 것을 배경으로 한 영화입니다. 첨단의 business trend에 다소 뒤쳐진 구(舊)세대이지만, 노인은 자신의 삶의 경험과 연륜으로 회사에서 사람들의 마음을 얻고 사업에도 도움을 주기 시작하는 것으로 영화가 전개됩니다.

저에게 가장 인상깊게 남았던 것은, 많지 않은 숫자의 관람객 중 대부분이 노인들이었다는 것과, 영화 속 노인이 활력 있게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모습에 그 노인 관람객들이 큰 웃음과 밝은 반응으로 호응했던 장면들이었습니다. (이 영화를 Netflix나 iTunes로 보지 않고 극장까지 발품팔아 시간을 들인 덕에 가질 수 있었던 경험이었네요.) 옆자리에서 또 뒷자리에서 터져나오는 웃음소리 속에서, Robert de Niro의 모습에 투영된 자신의 노년을 향한 응원이 들리는 것 같았습니다.

실제로 오늘 영화에서의 일이 벌이진다면 그건 정말 영화같은 일이겠지요. 오늘 행복했던 노인 관람객들이 “그래, 나도 할 수 있어!”라고 감상평을 할 만큼 미성숙할 리도 없겠구요. 그래도 노인분들이 옛날 영화 또는 옛 시절을 배경으로 추억을 파는 영화가 아닌 21세기 뉴욕 한복판의 fashion 회사를 배경으로 한 영화에서 자신의 모습을 투영시킬 수 있었던 것은, 그 분들에게도 또 같은 공간에서 그 웃음을 나눴던 저에게도 신선한 경험이었으리라 생각합니다.

배우고 자라기 위한 객관성

각종 웹페이지들이 활성화되면서, 사안들에 대한 찬반 논쟁들도 더 자주 눈에 띄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원하든 그렇지 않든 말이지요. 이러한 토론이 감정싸움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에서 흔히 발견되는 매듭점은, 자신과 생각이 다른 상대방을 논점의 주인공으로 이입시키는 것입니다.

얼마 전 (일제 위안부 문제의 역사성을 연구하고 있는) 박유하 교수에게, “당신이 위안부였다면”이라고 이야기를 전개하는 언어 성폭력을 행사한 이도 있었지요. 한동안 화제가 되었던 Michael Sandel의 Justice라는 Harvard University 학부 강의에서 성에 대한 토론을 이어가던 도중에 한 여학생이 반대의견을 개진하던 남학생에게 자위행위를 한 적이 있냐고 물었다가 Sandel 교수가 토론을 중지시켰던 적도 있었습니다. 동성애자들의 성적 지향성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하는 저에게, 제 아들의 이름을 대면서 그가 동성애자라고 생각해 보라며 따져 물었던 사람도 있었네요. 이 세 경우 모두, 상대방이 이 상황을 나만큼 제대로 그려보지 못하고 피상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단정해 버리는 독선, 상대방을 궁지로 몰아 논쟁을 승리로 이끌겠다는 무모함, 그리고 논리적인 토론보다는 논쟁에서 정타를 던지는 짜릿함에 치중하는 유치함 등이 토론자로 하여금 폭력을 범하게 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실제로 상대방을 정면으로 조준해서 비판하거나 비난해야 할 토론도 물론 있습니다. 하지만, 만약 대화를 나누고 있는 사안에 있어서 상대방이 실제 주인공이 아니라면, 그 객관성을 일부러 소멸시킬 필요는 없겠지요. 그 토론을 통해서 배우고 자라기 위해서라면 더욱 그렇겠구요.

경험

미국 프로야구 Major League Baseball의 결승전인 World Series가 진행중입니다. 어제까지 American League의 우승팀인 Kansas City Royals가 National League Championship Series에서 승리한 New York Mets를 상대로 2승 1패로 앞서 있습니다. 먼저 네 번을 이기는 팀이 World Series의 승자가 됩니다.

Kansas City Royals는 지난 해에도 World Series를 경험했고 그 선수들 대부분이 올해 주축 선수진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선발투수 절반과 마무리 투수가 30대 나이입니다. 반면에 New York Mets는 올해 선발투수 대부분이 20대 초중반이고, 심리적 부담을 많이 갖는 마무리투수도 26세인 젊은 선수진이 특징입니다. World Series는 2000년 이후 15년만에 경험합니다.

야구에서는 실력과 함께 경험도 큰 힘을 발휘합니다. 특별히 World Series처럼 큰 경기에서는 더욱 그렇지요. 그런데, 이러한 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사람들은 주로 나이가 많은 사람들이라는 것을 발견합니다. 저도 예전보다 지금이 더 그렇구요. 야구뿐 아니라 삶의 여러 모퉁이들에서, “그래도 관록과 경험이 있는 쪽이 결국에는 잘할 거야”라는 생각은, 삶의 관록과 경험이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야구를 좋아하는 어떤 노교수와 이번 World Series 이야기를 나누다가, 누가 이길 것 같냐는 질문에 그가 Kansas City Royals의 big game 경험을 근거로 그 팀을 이야기했습니다. 저도 같은 생각이었지만, 나이가 들어가는 스스로에 대한 반감으로 New York Mets가 이길 것 같다고 답해서 5불 걸고 내기를 했습니다.

젊은 시절에는 경험많은 사람들의 관록을 존경하되, 나이가 들 수록 자신이 쌓아가는 경험의 힘에 의존하지 않아야겠다는, 그리고 경험이 부족한 이들을 단순히 그 이유로 불안해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을 저는 요즘 더 많이 합니다.

여전히 저는 Kansas City Royals가 이길 것 같습니다.
그런데 New York Mets가 이기면 좋겠습니다.
실력과 패기로 경험을 만들어가는 모든 젊은 마음들에게 응원을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