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복 선생님은 겨울보다 여름 징역이 더 아픈 이유를, “자기의 바로 옆사람을 증오하게 한다는 사실 때문”이라고 했지요. 옆으로 누워서 자야 하는 좁은 공간 속에서 다른 사람을 그 존재 자체만으로 미워하게 되는 것을, 그는 “형벌 중의 형벌”이라고 표현했습니다. 감옥살이가 아니더라도, 누군가를 미워하고 탓하게 되는 것은 정말로 사람이 겪는 어려움의 가장 큰 고통 중의 하나일 것입니다.

연구실적이 미흡해서 학교에서 저의 테뉴어 여부가 불투명합니다. 두말할 나위도 없이 제 노력과 능력의 (중간)결과이지만, 저로서는 아쉬운 장면들이 많습니다. 제 시간과 노력을 많이 썼는데 중간에 연구를 중단해 버린 공동연구자, 우리 페이퍼를 (제 생각에 적절하다고 여겨지는) 어느 저널에 내자고 했지만 그 사람의 욕심에 더 높은 수준의 저널들에 여러 번 시도했다 실패해서 2년이 넘게 시간을 허비한 공동연구자, 그리고 처음 이 학교에 왔을 때 부당한 대우로 제 연구 시간을 빼앗은 그 당시 학과장, 그리고… 더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 경우들도 있겠습니다.

이 중에서 대부분은 그 당시에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던 일이고, 어떤 경우는 제 나름대로 힘들게 그 사람을 용서(했다고 생각)한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제 상황이 이렇게 되고 보니 그 하나하나가 아쉬워집니다. 그 때 다르게 했더라면 어땠을까 싶은 것이지요.

그 중에서 제가 가장 크게 원망하는 사람과 지난 주에 언쟁을 했습니다. 표면적인 언쟁 내용은 연구에 관한 것이었지만, 사실 제 쌓인 감정이 터진 것입니다. 스스로가 너무 부끄러워서 책상 앞에 멍하게 앉아 있다가 위에 적은 신영복 선생님의 글이 떠올랐습니다.

감옥살이, 그것도 억울한 징역살이와는 비교도 안되는 제 지금 상황에서조차 오늘의 현실을 타인을 향한 증오로 귀결시킨다면, 정말이지 더불어 숲을 이룰 첫걸음조차 막연할 것입니다.

누구 탓도 아닙니다.
그리고 누구 탓이라 한들 달라질 것도 없습니다.
우리는 사랑하기 위해 살아가는 것이니까요.

forest toge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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